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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8. 2013.01.17 멈춤.
  9. 2013.01.17 새와 나무
  10. 2013.01.10 알만한 결말
서랍2013. 8. 29. 01:05


오랜만에

그리운 '젊은 친구'



Posted by 바른숲
서랍2013. 8. 13. 23:18

itistory-photo-1




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.
Posted by 바른숲
서랍2013. 8. 13. 23:10

퇴근길 건물의 현관 옆에서 최선의 울음 소리가 들려온다.

채 어린 아이 손바닥만큼도 안 되는 갈색 고양이가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울어댄다.

엄마 어딨니?

다시 사무실에 올라가 물 한컵을 받아오고.

편의점에 2300원짜리 닭가슴살 캔 하나를 놓아두고.

모른 척.
못본 척.


뜨거운 담벼락 위에서.

나의 발소리를 기다리던.

너는 안녕하니?


-

저만치 차까지 갔다 결국 다시 돌아오니.
물도 깡통도 그대로.


너는 이 밤이 안녕하니?



Posted by 바른숲
서랍2013. 5. 10. 10:12

"옛날에-"

 

그러니까 암흑의 시대가 오기 전, 눈과 귀와 입을 열었을 때에-

아침의 습관과 같은 커피와 그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들은 수많은 시간들이

지금의 내가 가진 사회 인식에 거대한 영향을 주었다.

 

너무도 섭섭해 하시는 어머니의 안쓰런 표정과,

듣는 내 마음이 떨리던 그의 마지막 인사와-

긴 시간을 울리던 시그널 뮤직.

 

자신의 아비가 재벌이면 자신이 재벌의 권세를 누리고

자신의 형제가 판사면 자신이 판사의 위엄을 누리고

자신의 애인이 의사면 자신이 의사의 존경을 누리고

-자 하는.

이 주접들 떠는 미친 세상에.

 

오랜 시간 나의 아침과 목요일 밤마다 그런 이 세상을 곧게 전해주던 한 사람이.

자신을 잃고 소속된 거대 권력의 그것과 동일시 되어 버리는 나락의 길로 떨어지리라 생각지 않겠다.

 

딱, 여기까지만 생각하고.

나는 가만히 다시 암흑으로 돌아간다.

 

고맙습니다.

 

 

이 마음으로 깊이 박수를 보냅니다.

감사합니다.






진심.

 

 

Posted by 바른숲
서랍2013. 3. 13. 09:45

작은 케잌에 초하나.

진심어린 눈빛과,

나지막한 목소리의 뻔한 노래.

 

축하합니다!

 

 

Posted by 바른숲
서랍2013. 2. 25. 11:24

귀를 닫고 눈을 감은지 한달여.

오년을 버텼지만-

더 깊은 절망임엔 틀림없다.

 

잘한다면-

그 만큼만 이 미련한 민중을 비웃어주리라.

 

못한다면-

쓰디쓴 무관심으로 그저 침묵으로 떠나가리다.

 

 

Posted by 바른숲
서랍2013. 2. 12. 19:12

아마 몇몇의 사람들이

그 후미진 동방의 풍광과 현상액의 냄새 같은 것들을 떠올릴 거야.

 

고맙습니다.

 

 

 

 

 

다들 안녕하신가요?

 

 

 

 

Posted by 바른숲
서랍2013. 1. 17. 17:20

멈추고 싶었다.

 

그 가을날 만국기가 휘날리던 시끌벅적한 운동회날.

나는 의무적으로 학생들 모두가 뛰어야 했던 달리기 시합 중에.

멈췄다.

그저 달리기가 싫어서-

 

노트 한권 없이 돌아온 나를 보며 환하게 웃어주는 엄마를 보자,

까닭없이 어린 울음이 터져나왔다.

 

"괜찮다 아가야."

 

 

 

출근길 차가 많이도 밀린다.

대체 왜 여기서부터 밀리는 거야?

 

비상등도 켜지 않은 빨간색 자동차 한대가 고속도로 한가운데 멈춰있고,

다른 차들은 그 빨간색 자동차를 피해 가느라 촘촘히 붙어 흘러간다.

경적소리와 내려진 창문에서 터져나오는 욕설이 들려온다.

 

이윽고 내가 흘러갈 차례가 되어 냇물에 돌부리 같은 빨간 차를 지나치며,

가만히 그 차 안을 바라보았다.

 

한 남자가 시선을 아래로 한 채 멍하니 앉아 있다.

 

떠올랐다.

 

 

당신도 달리기가 싫었던 까닭이군요.

 

그럴 때가 있어요-

내가 왜 이렇게 하염없이 흐르고 달려야 하는지.

잠시 멈추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.

 

나는 까닭없이 묵은 눈물을 쏟아냈다.

 

"아저씨 괜찮아요."

 

 

 

 

Posted by 바른숲
서랍2013. 1. 17. 12:38

 

여름날 노래하던 새가 말했어요.

 

나무야 나무야.

너는 겨울이 견디기 힘들겠구나.

이 멋진 잎사귀들이 모두 떨어지면,

얼마나 초라하겠니?

 

그 다음 여름의 어느 날 노래하던 새가 말했어요.

나무야.

너는 겨울이 더욱 춥겠구나.

이 무성한 잎사귀들이 모두 사라지면,

얼마나 외롭겠니?

 

해마다 여름을 노래하던 새는,

때때로 나무의 겨울을 걱정했지만.

나무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어깨를 한껏 펴며

새가 더 편히 노래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었어요.

 

어느 겨울날 새는 문득 찾아와 말했어요.

나무야 나무야.

아직 부를 노래는 많지만 이제 나는 쉬어야겠어.

너만은 부디 이 계절을 잘 보내렴.

이제 새는 더 이상 노래하지 못하게 되었어요.

 

나무는 말없이 외쳤어요.

 

새야 새야.

내 잎사귀들이 떨어지고 사라져 서러운 것이 아니라.

네 노래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는 것이.

더없이 초라하고,

한없이 외롭구나.

 

 

나무도 다음 계절을 맞이하지 않겠노라 다짐하고 더 이상 물을 마시지 않았어요.

 

 

 

 

동화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Posted by 바른숲
서랍2013. 1. 10. 17:20

 

오한에 이가 덜덜 부딪히는 소리가 이 고통스런 추위를 한껏 고조시킨다.

 

한층 혹독해진 이 나라의 날씨는 견딜 수 없게 무덥고 습한 여름과, 실로 매섭게 춥고 건조한 겨울을 번갈아 내달린다.

 

 

춥다.

 

춥다.

 

저 넘쳐나는 '남'들도 이 모양새로 잘만 살아가는데-

 

나에게는 왜 이리 어려울까?

 

이 추위, 이 하루의 추위를 견디기가 너무 버겁다.

 

 

똑똑.하고 이성적.이며 쿠-울.한

 

저 모든 잘난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는 사무실의 문을 열고.

 

혼자 멍충이 같은 표정으로 코를 훔치며 길을 나선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태양은 뜨겁다.

 

타오르는 이 오래된 도시의 지긋지긋한 여름.

 

 

아- 이 무성하고 비린 녹색이 가득한 가로수 밑,

 

그 사이의 숨이 턱턱 막혀오는 아스팔트의 열기가.

 

나의 추위를 비웃으며 말한다.

 

 

'알만하다'

 

 

 

 

 

알만한 결말.

 

실은 스스로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모른 척 하는 것이 훨씬 많다.

 

인생은 바야흐로 미궁이 아니라 알만한 결말로 흘러가게 되는 주된 까닭일게다.

 

 

 

그래, 알만하다.

 

 

 

 

 

쯔읍-

 

 

 

 

 

 

Posted by 바른숲