카테고리 없음2019. 2. 22. 19:12

다시 오늘이 왔다.

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.


다들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.

너의 피지 못한 삶은 어떻게 위로 받고 있는지.


나도 나이가 들어가니,

그 만큼 세월은 빨라지고 있단다.

정말 많은 것들이 흘러 간다.

수많은 것들이 아쉬워할 새도 없이 흘러만 가고 있다.


하나하나 잡고, 담아두고, 기억하고 싶은데.

지금의 이 순간도 너무 귀하고 안타까운데.

이 흐르는 시간을 어찌할 방법이 없구나.



상민아.


상민아.

너무 많은 것을 잃고,

더 많은 것들을 두려워하고 나서야.

나는 이제 진창에서 머리 하나 만큼 올라서고 있다.


이것이 최선이냐고 묻는다면 망설이겠지만.

이것이 전부냐고 하면.

그렇다.라고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아.


이제는 허무와 두려움을 좀 잊고,

회복의 역사를 누릴 수 있는 희망을 좀 가지고 싶구나.


그래서 

너와 너의 형제와 너의 부모님을 뵙고 싶구나.


그런 봄을 바랄 날이 오길.

왠지 빛이 좋고,

그냥 파랗고 멋진 하늘에.

예전 풀내음 흩어지듯 좋은 어떤 날에,


그렇게 너를 좀 만나고 싶다.


그래서 이 미안한 마음.

머리털 만큼의 무게라도 덜어낼 수 있다면.


얼마나 좋을까!


상민아.

조금만 더 기다려 다오.


미안하다.

미안해.




..

지난 겨울에 올라선 우리 옥히도 잘 돌봐주렴.

또 무언가 부탁하게 되어 또 미안하구나.


미안하다. 상민아.







 

Posted by 바른숲