비가 온다.
너가 떠난 날과 같이.
글을 읽고 쓰듯이.
깨어나고 잠들 듯이.
듣고 말하듯이.
겨울이 오고 봄날로 가듯이.
맑았다가 비가 오듯이.
살아가고 있다.
조금 더 쉽게 기준을 긋고,
조금 더 이기적인 맘을 가지고,
조금 더 욕심내며,
살아가고 있다.
그리운 것을 더 쉽게 지우고.
원하는 것을 더 쉽게 포기하고.
슬픈 것, 서러운 것들 더 쉽게 이겨내며.
살아가고 있다.
세월을 원망하지 않고.
담담하게.
오롯이 받아 안으며.
살아가고 있다.
그렇게.
비록.
고작 그렇게만 살지만,
널 기념하고.
네게 미안한 마음으로.
살아가고 있다.
미안하다.
미안하다.
미안하다.
상민아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