미안해-
오늘 일이 늦었다.
이제 너도 술 한잔 할 나이가 되었으니-
우선 받아라.
어떠니?
잘 지내고 있나- 하고 묻는 것이 별 우습지도 않은 농담이 되는가 싶다만.
잘 지내고 있니.
시간은 참 잘도 흐른다.
길고 지리했던 겨울은 가고 다시 꽃을 기다리는 심정이 하늘에서 뭍어난다.
여전히 삶은 멀어져서 열정과 기쁨은 잊고,
현실의 처절함에 하루하루를 이어 가면서,
입버릇처럼 자꾸 변명을 하고 반성을 하는데.
그 진심의 얇팍함은 네가 더 잘 알겠지?
하하-
미안해.
미안하다.
하나하나 말로 할 수 없게 미안해.
마음은 마음으로 전해야 하는데.
그러지 못하는 나를 용서하지 말아다오.
어떠니?
덧없는 삶은 어떤가 궁금해-
이제 내게는 주워지지 않을 그 귀한 숨이 궁금하다.
한 줄기 한숨 같은 기도조차 없이.
널 추억하여 미안하다.
하지만.
잊지 않아-
잊지 않는다.
너의 청춘을 위해 건배를 하자.
잘 지내고 있니.
너의 청춘을 위해 건배를 하자!
잘 지내고 있니?
낙동강 한줄기 흐르는 빛을 위해 건배를 하자.
네게 주어진 숨과 꿈에 건배를 하자.
오- 나의 하느님.
숨을 쉬는 나의 청춘.
숨을 잊은 너의 뜨거운 피에.
축복을-
오-
사람의 신이여.
그대를 원망한다.
쟈아-
건배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