카테고리 없음2015. 2. 22. 23:59

엊그제인가.
 
오래된 상자 하나를 열어서 이런 저런 오래된 사진들과 글귀 따위를 읽어 보았단다.
새삼스레 참으로 세월은 무심하더구나.
 
그 속의 나는 누구인지.
어렴풋이 떠오르다가도.
고개를 저을만큼 참 낯설기도 하더라.
..
그 때는 그래도 제법이었구나.
라는 체념과 같은 쓴웃음이 참 씁쓸하기도 하였다.
 
그렇게 어쩔 수 없이

내가 나이를 들어가는 것은 비할 바가 아니라고 할 것은.


이 초라하고 탁한 눈빛으로도.

나의 부모가 부쩍 늙어가는 것을 보고 깨닫는 것이다.
언젠가부터 막연히 가지고 있는 나의 거대한 공포가.
결국 현실이 될 것이라는 잔인하고 악랄하고 단호한 명령.과 같이 나를 처량하게 괴롭힌다.
 


이 목 밑까지 진흙 속에 갇힌 채로.
구구절절 설명할 자신이 없을 만큼 한심한 모습으로.
이렇게 삼십대 중반을 넘어서는 내 삶의 오늘.

 

다시 오늘,

고개를 들어 널 바라본다.
 
 
이 즈음이 되면 너에게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를 늘어놓고 싶어져서.
수다스런 혼잣말에 미안하다고-
크고 작은 불효와 배신에 대하여..

아니다.


아니다.
그런 시시콜콜 한 것이 아니라.
그런 푸념과 불평이 아니라.

이렇게 살아가는 내가.
나의 삶.이 미안하다.고-
 
 
미안하다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Posted by 바른숲