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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10.01.30 ugg
illustrated record2010. 1. 30. 22:27

ugg


이삼일을 앓았더니 정신이 좀 맑아진 기분이 든다.
이상하게 열이 많이 나고 콧물이 나서 -,.-
혹시나 신종플루인가 했더니 그냥 독감이란다.

그 밤에 늦게 모여 급 피곤이 몰려왔는데.
왠 미국산 소고기가 나와 빈속에 소주를 하고 소파에서 잠이 들었더니 냉큼 감기가 찾아온 터였다.

미국산 먹고 병 걸리까 그러냐 하는 웃음이 더 싫다.
이런 시발.
병든 고기를 먹고 뇌가 망가지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.
끝도 없이 정의에 무관해 지는 내 인생이 한심한 까닭이다.

신종플루가 고양이에게도 전염된다는 사실을 확인하여 반은 억지로 간 거지만,
백년만에 주사 두방을 맞고 오니 좀 나아지는가 싶은데-
역시 밤이 되니 다시 으슬으슬 몸살이 온다.





얼마 전에 대영이에게 어그를 선물 받았다.
겨울 초입부터 인터넷을 통해 구입을 해볼까 망설이던 터에-
너무 감사한 완소 아이템.

도장에 갈 때 꼭 신고 가야지- 하는데.
그 횟수가 맘처럼 많지 않아 더불어 아쉽기도 하고.

마침 대영이가 미착용 상태로 찍어둔 사진이 있어 기념 삼아 올려 둔다.








코리안 오리지널 어그 ㄳ
by 대영



은근히 편안한게 통짜 고무 사출이라 방수력도 좋다.






사진 클럽 어느 작가님 프로필에,
내가 핸드폰을 받지 않으면 백번이고 천번이고 걸어달라고,
미친 듯이 나의 안부를 찾아달라고 하는 글귀를 보았는데-

집 떠난지 십여년이지만 이번은 참 그랬다.
너무 많이 아팠으며,
너무 많이 쓸쓸했고.
날 괴롭히는 옥히를 위해 현관문을 살짝 열어 둘까 몽롱한 상태로 매우 심각하게 고민했으며,
그 현실이 비루하여 밤새 눈물이 쏟아졌다.

눈물이 콧물이 범벅이 되는데 휴지가 다 떨어져 가는 상황에 웃다가.
종일 커피와 찬 햄버거 하나 먹은 내가 불쌍해,
새벽녁에 냉장고를 뒤져 미소를 꺼내 더운 물에 풀고 알배추를 엉기성기 썰어 국물을 좀 내어 먹으려니,
다시 콧물이 국그릇에 떨어지니 이걸 먹어야 사람인지 안 먹어야 사람인지-
그 꼴이 참 가관이였다.

그 아프다는 것이 아름답다는 얼마 전 무슨 영화의 대사 처럼.
아픈 것이 이 하찮은 존재의 의미함에 거대한 메타포가 될 지도 모르겠지만,
쉽게 휘어질 바늘 끝에 피와 고통을 뿜어내는 이 연약한 육신의 비루함을 깨닫게 해주는 것은.
빈말일 지라도 설렁탕 한그릇 싸다 주마 하는 마디와,
빈말일 지라도 그렇게 좀 안 살았으면 싶다는 또 하나 마디와.
그 내면의 진정성은 차갑게 비웃어지더라도.
내 외면의 뻔뻔함은 차라리 비린내가 풍기는.
이 참 멋나지 못한 고통에.
참을 수 없는 욕지거리가 나오게 마련이더라.

씨발
씨발
씨발



속에서 구린내가 나는 이 청춘의 겨울이.
목에만 털이 감긴 고무신 하나에 썩 어울리지 아니한지.

참- 멋드러지게 어울리지 않느냐 말이다-


저 너머의 짐승의 가죽을 두르고 다녀야만 하는 이 가녀린 겨울아.
꺼져라 이제.


꽃이 보고 싶다.





Posted by 바른숲