"옛날에-"
그러니까 암흑의 시대가 오기 전, 눈과 귀와 입을 열었을 때에-
아침의 습관과 같은 커피와 그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들은 수많은 시간들이
지금의 내가 가진 사회 인식에 거대한 영향을 주었다.
너무도 섭섭해 하시는 어머니의 안쓰런 표정과,
듣는 내 마음이 떨리던 그의 마지막 인사와-
긴 시간을 울리던 시그널 뮤직.
자신의 아비가 재벌이면 자신이 재벌의 권세를 누리고
자신의 형제가 판사면 자신이 판사의 위엄을 누리고
자신의 애인이 의사면 자신이 의사의 존경을 누리고
-자 하는.
이 주접들 떠는 미친 세상에.
오랜 시간 나의 아침과 목요일 밤마다 그런 이 세상을 곧게 전해주던 한 사람이.
자신을 잃고 소속된 거대 권력의 그것과 동일시 되어 버리는 나락의 길로 떨어지리라 생각지 않겠다.
딱, 여기까지만 생각하고.
나는 가만히 다시 암흑으로 돌아간다.
고맙습니다.
이 마음으로 깊이 박수를 보냅니다.
감사합니다.
진심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