자월에서 아버지가 잡아 오신 낙지를 먹고
어머니 아버지의 멋진 웃음이 가득한 여행 사진들을 보고
홀로 쓸쓸히 침묵하며 이 공간에 돌아와
옥히를 만져주고 생선을 주고 안부를 묻고
나를 씻고 차가운 마음으로 책상에 앉았더니
고요한 이 공간에 지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앞
귀가 쫑긋 서는 구슬픈 울음소리 듣고 문을 열였다
계단 하나 내려와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울고 있는 길냥이
미친 놈처럼 눈물이 쏟아진다
뜨겁다
삶은.
뺨은 눈물로 타들어 가고
속은 한숨으로 재가 되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