여름날 노래하던 새가 말했어요.
나무야 나무야.
너는 겨울이 견디기 힘들겠구나.
이 멋진 잎사귀들이 모두 떨어지면,
얼마나 초라하겠니?
그 다음 여름의 어느 날 노래하던 새가 말했어요.
나무야.
너는 겨울이 더욱 춥겠구나.
이 무성한 잎사귀들이 모두 사라지면,
얼마나 외롭겠니?
해마다 여름을 노래하던 새는,
때때로 나무의 겨울을 걱정했지만.
나무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어깨를 한껏 펴며
새가 더 편히 노래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주었어요.
어느 겨울날 새는 문득 찾아와 말했어요.
나무야 나무야.
아직 부를 노래는 많지만 이제 나는 쉬어야겠어.
너만은 부디 이 계절을 잘 보내렴.
이제 새는 더 이상 노래하지 못하게 되었어요.
나무는 말없이 외쳤어요.
새야 새야.
내 잎사귀들이 떨어지고 사라져 서러운 것이 아니라.
네 노래를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는 것이.
더없이 초라하고,
한없이 외롭구나.
나무도 다음 계절을 맞이하지 않겠노라 다짐하고 더 이상 물을 마시지 않았어요.
동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