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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09.11.28 대통령과의 대화
서랍2009. 11. 28. 00:37

사실 '역사적'이라는 수식어가 없더라도,
인간.이란 생물, 아니 자연.이라는 것 자체가
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투쟁, 그 자체인 까닭이니까.
언제나 싸움은 가지지 못한 많은 자들에게 불리한 법이고,
그 계급의 전환은 사자와 가젤의 싸움과 같을 수 밖에 없는 것이고-

다만 인간의 사회는 본래가,
아니, 점점 더 우리네 삶이 복잡한 이해관계와,
너무 많이 알아버린, 쉽게 알 수 있는 얇은 지식들로.
그 투쟁?은 이제 더욱 치졸해졌고, 말 그대로 이전투구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일 테고-
뻔뻔하고 못된 놈이 이기기는 더욱 쉬어진 세상이랄까.


이 작은 나라 한국은 오랜 식민지배의 끝에서 민족이 갈라지는 전쟁을 겪었고,
그 치열한 전쟁 역시 마무리 짓지 못하고 지금껏 철책을 사이에 두고 역사를 나눠 가지고 있는 바,
그것이 이 뻔한 친일이나 친북이냐로 나누어 싸우면서 좌파나 우파 따위 소리를 아직도 하고 있으니-

암튼 생각해보면 일차적인 결론은 이 민족에서 태어난 내 자신이 참 불쌍하다는 것이고.

금요일, TGIF의 귀한 밤에 공중파 3채널을 다 잡고서 저런 쇼를 하고 있는 현실이 다시 한번 생각해봐도 믿기지가 않는다.

대화.
대화라-

어차피 저들은 강들을 파내고. 이미 상처받은 도시에는 이상한 처방을 할 것이다.
소고기와 방송처럼 말이다.
어차피 원하는 그대로 이루어 낼 것이고,
그 과정에서 거대한 부와 권력을 자신과 자신의 가신들과 나누어 그 탐욕을 채우게 될 것이다.

훗날.
가젤과 같은 보통 사람들은 그 떡고물을 받아들고 고개를 갸우뚱 하겠지.
어떤 이들은 이거 생각보다 괜찮은데? 하며 그 강가에서 자전거를 타고
강가의 시멘트 위를 몇천원의 입장료를 내고 산책을 하면서 '쾌적함'을 느끼게 될 것이다.
어떤 가젤들은 이거 생각보다 이상한데? 하며 왜 내게는 더 큰 고기 조각을 나눠 주지 않는 거지.
하며 자신이 망각하고 있던 초식동물의 현실을 깨닫고 소주잔이나 들고 있게 될 것이고.

물론 그 때가 되면 반드시 문제는 생길테지.
어떠한 자연이 사람이 움직여 나아질 수가 있겠는가.
반드시 어느 곳이 좋아진 만큼, 다른 어느 곳은 오염도 되고 홍수도 나고,
분명이 로비와 관련된 비리도 다시 나오게 될 것이다.
하지만.
역시 또 그러려니 지나게 되어 있다.

그게 사람이니까.
그게 가젤의 숙명이니까.
왜냐하면 내앞의 현실이 우리를 열사와 의사로 만들지 못하는 까닭이니까.
풀을 뜯어야 하는 습성이 피비린내 따위는 멀리 할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니까.

요새 좀 잊고 있었는데.
이민.에 대한 꿈이 다시 생기는 귀한 시간이였다.

대화.
대통령과의 대회 같던데.
내복 입었냐고 물어보니 녹생 성장 이야기 하는,
금요일 밤 TV를 점령한 저질 쇼.

오늘 쥐와 쥐의 벼룩들은 광장에서의 자위에 만족하며 막걸리 누보를 한잔 할지도 모르겠다.
사슴들에게 혹시나 하는 마음.을 심어준 지난 십년을 비웃으며 건배를 외치겠지.

http://commons.wikimedia.org/wiki/File:Cheeta_and_the_gazelle.jpg



자기가 밀림의 맹수인지, 초원의 사슴인지 구분 못하는 삶이 더 불쌍할까?
혹은 현실을 뼈속까지 깨닫고 불가능한 꿈을 꾸는 삶이 더 불쌍할까.


그래, 일본에 가서 늙고 싶다.
몇 달 잊고 살았다.



Posted by 바른숲